일상생활과 시들
산사의 겨울일기
시몬의 노래
2021. 1. 30. 10:13
속살을 드러내는 산등성이
매서운 한파에도
꿋굿하게 서 있구나!
앙상한 가지만 남아 웬지 모를 적막감에
사방은 대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네
찬란했던 청춘의 힘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그냥 우뚝 솟아서 제몸으로 살아갈 길을 찾고 있구나!
깊은 상념에 쌓여 산책길을 걸어가노라면
지나온 뒤안길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순백으로 하얗게 온 산을 덮어버린 설경앞에
잠시 현실을 잊어버리고
피안의 세계로 떠나자.
노루랑 토끼랑 뛰어놀았던 최산
눈속에 파묻혀버린 마을
처마밑에선 참새들이 옹기종기 지저귀고
집집마다 굴뚝에선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네
엿을 고아서 엿가락치면서 방울엿을 만들자
뜨끈뜨근한 온돌방에선 밥알을 펼쳐놓았네
기름에 튀기는 소리
소쿠리마다 한과가 가득차서 먹을 것이 넘쳐낫네
추억속에 아쉬움 토해내며
세월을 붙잡으려 애쓰지만
냉정한 세월은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버렸다
만족을 채울려고 계속 들락달락하다가
오늘은 그냥 너앞에서 한줄 쓰며 안부를 전한다
내가 너무 욕심만 부리는가?
가슴속에 뭔가가 나를 부르고 있다.
짜릿한 정전기가 내손에서 흐르고 있었다.